찬장 130.3x80.3cm 장지에 채색 2019
강지혜 작가노트
할머니댁에 오랜 세월동안 터줏대감처럼 든든히 같은 자리를 지키고 있는 찬장은 어린 시절의 소중한 기억이다.
일상 속에서 너무도 당연하게 마주하여 특별할 것 없는 소박하고 사소한 순간을 담아 일상의 소중함을 일깨우고자 하였다. 작지만 아름다운, 소박하지만 풍요로운 삶의 여유와 더불어 사랑하는 할머니의 취향과 온기가 촘촘하게 담긴 찬장을 그녀의 손길처럼 따뜻하고 담백하게 표현하고 싶었다.
할머니댁에 방문할 때마다 항상 같은 자리에서 찬장 위를 지키고 있는 호박에 대한 호기심에서 처음 찬장을 그리기 시작했다. 이를 시작으로 누군가의 집에 방문할 때 찬장을 유심히 관찰하게 되었고, 찬장은 부엌의 얼굴이라고 할 수 있을 만큼 집 주인의 성격을 고스란히 드러내주었다.
각자의 특성대로 그 안에 놓인 다양한 소품들에서 그들의 솔직하고 소박한 일상을 엿볼 수 있었다. 이처럼 일상 속에서 너무도 당연하게 마주하여 특별할 것 없는 정물을 따스한 시선으로 바라보고자 했다.
일상에서 쉽게 볼 수 있던 사물을 그림으로써 특별한 것과 평범한 것의 경계를 흐리며, 사소한 일상의 소중함을 일깨우고자 한다. 작지만 아름다운, 소박하지만 풍요로운 삶의 여유를 그리고 싶고 나의 작품을 보는 이로 하여금 따뜻한 마음이 전달 될 수 있도록 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