색채가 없는 72.7x50cm Acrylic on canvas 2017

김병구 작가노트

색채가 없는 Uncolored


고대 그리스 철학자 플라톤은 형상이론을 통해 불변하고 영원한 초월적 세계 이데아(Idea)"를 언급하였다. 형상이론의 요체는 세상은 물리적 사물들 외에 아름다움과 올바름 같은 형상들이 존재하며, 최고의 단계로서 선(the Good)의 형상이 존재한다는 논제를 기초로 하고 있다.

 

감각적으로 지각되는 물리적 세계는 끈임 없이 변화하기 때문에 지식들은 제한적 일 수밖에 없지만, 지성으로 파악된 형상들의 영역은 영원하고 불변적이다따라서 우리의 현실 세계는 이데아의 완전한 형상들의 불완전한 모사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현재는 이데아의 복사본일 뿐이다.

 

시뮬라크르(Similacre)는 가상공간의 세계이다.

이데아(Idea)가 완벽한 원형의 형상이라면 그 반대의 저편에 실제로는 존재하지 않는 대상을 존재하는 것처럼 만들어 놓은 이미지뿐인데 그러한 시뮬라크르의 세계가 내 작업의 주제이다. 시뮬라크르는 원본과는 상관없이 독자적인 존재로서 미지의 가상세계를 향하고 있다.

 

우리는 언제든지 환영을 만들고 지우기를 반복 한다. 모니터 속에서 말이다.

자본주의의 논리 속에 길들여진 현대인들은 늘 똑같은 환영을 떠올리는 지도 모른다.

개인적인 환영은 효율적이지 못해서 평평한 도로 위에 솟아 있는 돌부리처럼 불편한 존재가 되어버렸다

개성은 설득력을 잃어버린 감각의 배설물일 뿐이다.

 

내 그림 속에 주로 등장하는 소재인 빌딩, , 요트은 자본주의의 환영이 함축된 이미지들이다. 그 이미지의 구성적 배열과 설정을 통해서 우리 스스로가 만들어낸 환영을 디지털 모니터에 저장된 이미지를 보듯이 표현했다.

 

자본주의 환영 속에서 항해를 하는 시뮬라크르의 세계.

그것은 자유로운 가상의 이미지로 가득 차 있으며, 디지털 세계의 환영과도 맞닿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