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님 116.8x91cm Acrylic on canvas 2018

임보령 작가노트

 아무도 볼 수 없고 아무도 알지 못하는 미래와 같은 것.

세상은 그런 미지의 것으로 가득 차 있고

어린 나는 그것에 두려움이라는 이름을 붙였다.

 

 그것은 언제고 품 안에 숨기고 있던 날카로운 발톱과 이빨을 드러내

나에게 견디지 못할 상처를 줄 것 같았다.

 

 때로 나는 나에게, 그리고 이 세상을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모두 하나씩

스스로를 보호하기 위해 쌓아올린 성이 있다는 생각을 한다.

 

 우리는 각자의 몸에 잘 맞는 성을 쌓아 올리고

우리가 알고 있는 것들 로만 그 안을 채우며

지금의 어른이 되었을지 모른다.

 

 그러나 나의 작은 성 안에는, 여전히 아주 작은 두려움에도 겁먹고 마는 어린 소녀가 있다.

 

 나는 생각한다.

 

 따스한 햇살 아래 자유로운 작은 새가 나의 작은 성 작은 창문을 두드리는 그 날.

용기 내어 그 창문을 연 나의 소녀 앞에

미지'가 미소 띤 얼굴을 마주하는 그 날.

 

 내가 마침내 그의 진짜 이름을 불렀을 때에,

오랜 시간 돌아와 이제야 웃으며 우리는 인사하는 것이다.

안녕, 만나서 반가워. 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