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ace for Reminiscence 31x41cm Tempera and gold leaf on wood 2015

송중덕 작가노트

Space for Reminiscence

 

나의 작품은 일상 속에서의 기억의 시간」 을 표현하고 있다오래된 책상 서랍과 그 속에 담겨 있는 주사위책을 싸던 보자기 그리고 자연에 대한 그리움 등 나의 기억 한 구석에 또렷이 자리 잡고 있는 요소들을 재구성하여 새로운 공간을 만들어 간다.

과거에서부터 현재까지의 체험과 현실 속에서 지속적으로 반복되는 어떤 현상에 대한 기억들을 바탕으로 한 일련의 각인된 상황사건또 기분(氣分)과 이미지들을 표현해내는 과정이라고 볼 수 있다.


기억의 이미지들은 기호화되기도 하고 반대로 극사실로 표현되기도 하여 하나의 화면에 현실과 비현실이 공존하며 어우러진 상황을 연출함으로써 환상적(fantastic)이며 몽환적(dreamy)으로 재구성하는 것이 내가 추구하는 초현실적 공간이다이러한 작업에 가장 필요한 것은 생각의 자유로움인데 그것은 단순한 자유이기 보다는 일상에 대한 해방’, 또는 습관으로부터의 벗어남이다.

 

나는 이 공간 속에서 마치 성스러운 곳에 있는 것처럼 마음의 평온함을 가진다.

제작기법은 2003년과 2009년 일본 동경예술대학교 연구원으로 있을 당시 프라 안젤리코의 제단화와 시몬느 마르티니의수태고지의 모사를 통해 습득한 황금 배경 템페라화의 기법회화의 고전적인 기법을 활용한 유화 기법순은()을 사용한 은필화(Silver point) 기법 등으로 제작하고 있다.그 중 황금을 배경으로 하는 '황금배경 템페라화'에 가장 매력을 느끼고 있는데이 기법은 금을 배경으로 하는 부분과 묘화를 하는 부분으로 크게 나눌 수 있다.

 

묘화를 하는 부분은 마치 상아처럼슈퍼플랫(super flat)한 바닥처리를 하고 그 위에 그림을 그리는데 이 기법은 그리고자 하는 대상을 극도로 섬세하게 표현할 수 있다는 것이 특징이다금은 발색이 강해서 묘화부분은 금의 광채에 묻히지 않는 발색의 색감을 얻기 위해 안료(顔料)를 계란 노른자와 반죽하는 템페라물감을 만들어 사용하고 있다.


템페라는 유화와는 달리 건조속도가 매우 빠르기 때문에 톤의 변화와 명암의 단계를 부드럽게 구사하는소위 복카시가 어렵다그래서 세이블털로 만들어진 세밀한 붓으로 선을 무수히 겹쳐서 톤의 변화단계를 만들어 내는즉 선을 많이 겹치고 덜 겹치는 방법으로 밝기의 변화를 주는 해칭(hatching)기법을 사용한다.

금을 배경으로 하는 부분은 중세 고전 템페라기법에 많이 등장하는 문양넣기 기법을 활용한다석고가루를 반죽해서 문양을 그리거나 펀치기법(punching)으로 문양을 반복적으로 나열하는데 이 문양들은 금의 성질인 반사(비침)로 인해 우연적으로 얻어지는 형상들과 어우러져 보다 환상적인 공간을 만들어 낸다.

 

나는 화면에 접근해서 보아도 더욱 접근해서 보고 싶을 그런 그림을 그리고 싶다. 이는 표현할 대상에 대한 능동적인 사고를 필요조건으로 하며 이 행위야말로 내가 살아 있다는 점을 재확인 하는 과정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