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향 가는 길2015 91x117cm 캔버스에 자개,아크릴 2020
그리움을 그린다. 상실과 부재에서 오는 원형적인 존재에 대한 그리움, 그것을 그린다.
고향 그리고 어머니, 언제나 그리움의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이 두 존재는 다른 듯하지만 서로 통하는 주제이며, 나아가 고향과 어머니는 언제나 서로를 끌어안고 있는 것 같다. 고향은 지정학적인 고향으로서 어머니가 나를 낳은 곳을 의미하며, 어머니는 존재론적 고향으로서 모든 존재가 유래한 모태이자 원형을 의미한다.
고향에 대한 그리움은 전통적 민화를 현대적으로 해석함으로써 시간의 흐름 속에 과거에 대한 그리움과 어린 시절의 추억을 화폭에 담았다. 상기된 어린 시절의 추억을 통해 현대의 삶 속에서 그동안 잊고 살아온 자연의 소중함과 따뜻한 가족애를 느낄 수 있게 하고 싶었고, 모란과 연꽃, 제비와 코이(비단잉어)는 유년으로 돌아가는 매개체가 되어주었다.
예로부터 사람들은 꽃의 에너지를 통해 긍정의 에너지를 얻었고 세상을 사는 행복의 원리를 찾았다. 작중 모란과 연꽃은 예로부터 가족과 내 이웃의 부와 장수를 기원하는 상징이었고, 이는 그리움 속 고향의 가족과 이웃의 안녕을 바라는 마음이다. 제비는 나 대신 그리운 유년으로 날려 보내는 나의 분신이자 전령이며, 코이(비단잉어)는 풍요와 행운을 가져다주는 상징물이다.
버선과 연꽃은 어머니에 대한 그리움이다.
우리 기억 속의 수수한 버선은 무구하고 가지런한 성정의 어머니를 상징하며, 진흙 속에서 오히려 고귀한 연꽃은 자식과 여린 존재를 끌어안는 어머니의 염원을 표상한다.
상실된 그리움을 그린다. 고향, 유년 그리고 어머니... 그렇게 상실을 그리고, 그 그림을 통해 위로와 치유를 얻는다. 상실된 그리움을 그리지만, 동시에 이상향과 유토피아를 그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