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FFECTIONATE THINGS 201011 117 × 72.5cm Hanji on canvas 2011

박동윤 작가노트

한국적 미감의 현대적 해석                                        

80년대와 90년대에 걸쳐 한동안 한국의 전통적 사물들과 공간표현을 판화로 사실적이고 섬세하게 표현했었다. 그 사물들은 우리의 조상들이 시각적으로, 촉각적으로, 정서적으로 형성시켜온 진득한 애정이 깃들어진 사물들이다. 표본적 이미지인 활과 과녁을 비롯하여 창틀, 달, 정화수, 그림자, 민화에 등장하는 고졸한 꽃들, 철화자기, 분청자기, 달 항아리 등이 내 표현의 대상이었다.

 

장르의 확장

전통적 소재에 대한 묘사위주의 작업에 대하여 고정된 이미지에 대한 제한성과 표현 매체의 표현적 한계성의 탈피를 통해 추상적 이미지로의 자연스런 전환이 필연적으로 이루어졌다.

 

색채

한국 현대미술에 전반적으로 스며있는 전일주의는 한국인의 미감을 잘 말해주고 있다. 늘 등장하는 이야기지만 내 작품에서도 오방색은 색채로서 등장한다. 전통적 색채라고 하지만 오늘날 우리의 시각체험에서도 그 화려함과 강렬함을 보여주고 있다. 이는 우리에게 너무나 익숙한 색채이다.

 

탈그리드

내 작품에서는 많은 사각형을 볼 수 있다. 큰 면, 작은 면, 긴 면, 좁은 면 등등 다양한 사각형으로 이루어져 있다. 또한 옆면도 사각형이다. 현대미술에서 이를 그리드(Grid)라고 한다. 많은 그리드의 조합으로 우리의 정서, 우리의 전통적 소재들을 표현하였다. 그러나 서구의 시각으로 해석된 그리드가 아닌 전일주의에 바탕을 둔 탈 그리드로의 전환을 시도하였다.

 

시간성

표본 이미지였던 활과 과녁에서 늘 시간성을 표현하려 하였다. 과거, 현재, 미래를 관통하는, 그림자를 남기고 허공에 떠있는 화살, 그 공간은 장소적이든 시간적이든 어디론가 날아가고 있는 것이다. 이 시간성은 회화 작업에서도 더욱 뚜렷하게 드러나고 있다. 작품의 정면성 뿐만 아니라 측면, 또 다른 측면은 보는 이의 위치에 따라 회화 작품은 그 표정을 달리하게 된다.

 

규방이야기

우리들 어머니의 손에서는 바늘, 실, 실패 그리고 각종의 천-면천, 비단천 등이 있었다. 이불도 만들고 자식들 옷도 짓고, 자투리로 남는 조각들을 이어서 조각보도 만들고.... 색색의 천들, 아끼고 소중하게 다루던 공단 천들은 그 자체로 신비롭고, 내밀한 구석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