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대에게 45.5X53cm Acrylic on canvas, Mixed materials

이미애 작가노트

지난 이 맘 때 첫 전시회를 열었다.

오랫동안 잊고 지냈던 내 이야기를 조심스럽게 세상에 내놓았다.

살아오면서 겹겹이 덧대어진 삶의 두께를 한 겹씩 벗겨내고 싶었다.

항상 그 자리에 깊이 뿌리를 박고 상상의 날개 짓을 했다.


이제 떠나고 싶다.

나를 둘러싼 구속과 속박으로부터 자유를 갈망한다.

색은 스물하나로 여전히 한정되어 있고 표현하려는 색은 미묘하다.

난 대지에 깊이 뿌리를 박고 있던 나무로부터 떨어진 꽃잎이 되어 먼 길을 떠난다.


나와 다른 사람과 얽히고 얽힌 관계가 삶이라면

삶이란 어쩌면 수많은 나무와 숲이 어우러졌다고 볼 수 있지 않을까?

내가 표현하는 삶은 숲이 되고 나무가 되고 꽃이 된다.

자유로워지고 싶은 인간의 본능은 꽃이 되어

숲속 저편의 길로 날고 있다.

삶에도 묵묵히 걸어가야 할 길이 있듯이

숲속에도 길이 있다.


이제 꽃잎이 되어 길을 떠나자.

나를 둘러싼 두터운 삶의 무게에서 벗어나

저 푸른 해원을 향한 간절함과 목마름으로

나를 떠나보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