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o see to be seen 100x80.3cm Oil on canvas 2015

오흥배 작가노트

To be, To be seen        

              

최근 관심을 두고 있는 소재는 식물이다. 흔하고 작으며 언제 어디서나 쉽게 볼 수 있어 존재 자체를 인식 못 하고 지나가는 화려하거나 아름답지 않은 것들이다. 전작 Body scape연작에서는 정신적 내부가 외부로 투사되고, 신체의 물질적 외관이 정신적 내부에서 구체화한다는 지그문트 프로이트의 개념처럼 이상화되지 않은 온전한 신체에서 인간의 내면을 보았고, 잘려진 신체를 통해 본질적 인간의 모습을 표현했다면 ‘Abstract scape‘’to be, to be seen'연작에서는 보이는 것과 보이지 않는 혹은 볼 수 없었던 것의 사이를 표현하려 했다. 단순한 식물이 아니라 인지된 대상으로 바라본 것이다. 김춘수 시인이 시 에서 말했듯이 존재, 대상을 인지하기 전까지 그것은 자신에게 아무런 의미가 없고 인식하고 이름을 불러줌으로써 그의 존재는 드러나고 존재의 본질을 인식하고 이름을 부를 때 비로소 존재의 참모습을 나타내는 것이다.


본인작품의 구성은 기본적으로 파편화된 모습을 있는 그대로 보여 주는 것에 목적이 있다. 이것은 대상의 확대로 이어졌고 확대하기는 일상적 바라보기를 자세히 보는 것으로 유도함으로써 인식의 전환과 실재감을 없앨 수 있었다. 위와 같이 본인의 작품에서 확대된 이미지는 대상의 물질성을 극대화하며 신체나 식물이 아닌 다른 어떤 것을 연상시키기도 한다. 때에 따라 성적인 느낌이 들기도 하고 극도로 단순한 추상화 같기도 하다. 이처럼 대상의 확대는 물질성을 극대화해 관람자로 하여금 온전한 대상의 모습을 연상하게 하는 효과를 볼 수 있다. 즉 보이는 부분 외에 잘린(프레임에 의해 보이지 않는 나머지) 온전한 대상을 상상하며 기존 관념 속에 있던 대상의 모습이 아니라 다른 생각과 다른 모습으로 접근할 수 있는 계기가 마련될 것이다 .


현대사회에서 사람들은 다양한 매체와 이미지 속에 노출되어있다. 이것은 편리함과 대리만족을 주지만, 그것은 결국 장 보드리야르가 말한 파생 실재(hyperrealism) 즉 원본 없는 이미지일 뿐이다. 이런 가짜와 새로울 것 없는 이미지들이 넘쳐나는 상황 속에서 본인에게 어떤 대상의 다시보기는 중요한 화두가 되었고, 일상적이고 익숙한 것에서 새로운 것을 찾아가는 것은 또 다른 신선함으로 다가왔다. 인식된 대상으로서의 식물은 더 이상 좋은 풍경, 멋있는 나무를 이루는 개체가 아니라 스스로 지시대상이 되었고 인식하고 따로 떼어 의미를 부여하는 순간 그것은 하나의 독립된 대상이며 동시에 주체가 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