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ar-내가 그 bar에서 그녀와 마신 술의 양 72.5x60cm Oil on canvas 2017

양재규 작가노트

좋은 날

 

매일 매일 같은 자리에서 수만 번 서로를 스쳐 지나갔을지도 모를 우리.

모래알 같이 빛나는 날들, 가까이 바라보면 가장 반짝이는 그 날.

 

분주하게 이 옷과 저 옷을 맞추어 입고, 휘날리는 머리카락 한 올 부여잡아 세우고

..퍼지는 향수..

 

오늘이 바로 그날, 고백하기 좋은 날이다.

 

 

약간의 바람으로 머리카락 한 올 잡고 퍽 퍼지는 향수.

모래알 같은 날들 사이에 가장 반짝이는 그날.

 

동그란 두 눈으로 알쏭달쏭한 표정을 짓는 인물을 그리는 양재규는 사랑을 위해 고군분투하는 모습을 그리는 작가이다. 그의 이번 전시 <좋은 날>에서는 감정적으로 설레고, 정신적으로 다급한 주인공이 좋은 날을 위해 기대하며 고민하는 흔적이 담겨있다. 동화 같지만 동화가 아닌듯한 그림 속, 아이 같지만 아이가 아닌 화자는 기묘한 매력을 풍기며 보는 이로 하여금 호기심을 불러일으키게 한다.

 

양재규의 그림에서 별과 달, 그리고 사랑과 낭만의 상징 요소를 발견할 수 있다. 더불어 투박한 붓 터치와 화사한 색상, 그리고 엉뚱하게 생긴 동물들은 그림 속 이야기와 풋풋한 정서를 더욱 생동감 있게 만들어준다. 투박한 그림 속 인물들의 이야기는 바라볼수록 궁금증을 일으키고, 보면 볼수록 피식 웃음이 삐져나오게 만드는 누구나 한 번쯤 품었을 법한 가슴 떨리는 풋풋한 사랑의 정서가 녹아 있다.

 

그의 그림은 좋은 날’, 사랑을 고백하기 좋은 날을 기대하고 준비하고 고민하는 날들이 모여 있다. 작가는 사랑이 꽃으로 피어나는 날, 그동안 그가 마셔온 아름다운 1000개의 술병들이 진열된 곳에서 키스로 사랑의 완성을 만드는 그런 좋은 날을 그리고 있다.

 

저 별을 따다 주겠다고 호언장담하는 사내가 있다. 꽃 샤워를 하고, 거울에 비친 자신의 모습을 여러 차례 응시한다.

밀려오는 파도를 향해 거대한 크리스마스트리를 옮기고, 악기를 가득 실은 배를 밀어 넣고 있다.

고군분투하는 인물은 달빛 물속을 헤엄치고, 사랑을 쟁취하기 위해 자신의 열정을 불사른다.

 

낭만적인 순간을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며 사랑하는 사람과의 마법 같은 시간, 좋은 날은 그에게 올까?

 

그런 날, 좋은 날, 파란 하늘과 아름다운 축제가 있는 날, 마법과 같이 사랑이 퍽 터질 바로 그 날.

작가 양재규의 이번 전시는 반짝이는 모래알 같은 일상 속에 가장 반짝이는 그날, ‘좋은 날을 향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