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나무 65.1x53cm Acrylic on canvas 2018

백중기 작가노트

始原의 기억

 

밤새 꽃잎 흩날리던 날. 꿈속에 낮달이 뜨고 별이 반짝였다. 꿈속에서 나는 늘 가늘게 흔들렸다. 저 먼 곳 언덕이 나지막이 울었다. 그리운 걸까 두려운 걸까 설레는 걸까. 그곳으로 달려가기를 주저하는 나는 줄곧 이 자리에 머물렀다. 언덕에 눈이 내렸다. 흔들리는 내 심장위에 꽃비가 내렸다. 삶은 늘 흔들리되 은총으로 고요히 내리는 것이었다.

사랑아... 나는 조용히 불러보는구나. 부르면 내 안에 다가와 머무는 것. 이 안식의 처소만큼 위대하게 꿈틀거리는 감각이 또 있을까. 그것은 비의 이름으로 별의 이름으로 바람의 이름으로 뜨거운 햇살아래 육중한 산맥의 넉넉한 미소로 왔다. 나는 내게 다가온 그 이름의 처음을 알지 못하는데 그것은 저절로 온 것이어서 생각하여 알기 이전의 것이기 때문이다. 다만 엎드린 만큼 축복이었다. 신비한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