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마음의 우주를 열다 162x97cm Acrylic on canvas 2015

안명혜 작가노트

붓을 드는 순간 나는 행복의 세계로 순간 이동을 한다존재하지 않는 새로운 것을 창조한다는 것은 헤아릴 수 없는 고통과 인내를 필요로 하지만 그 이상의 기쁨과 행복의 환희를 만끽할 수 있게 한다이러한 카타르시스와 행복이 오랜 기간 쉼 없이 붓을 들 수 있는 힘이 되었다.

 

누구도 가르쳐 줄 수 없는 나만의 세계를 연다는 것은 두렵고 혼돈스러운 일이다긴 시간 무수한 문을 두드리며 나의 세계로 들어가는 길을 찾고자 하였다. 1998두 번째 개인전 때부터 그 길의 입구를 내 그림의 테제(these)로 사용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이제 나만의 세계를 찾아갈 수 있는 길을 찾았다그동안 들어서기에 저어하던 내 마음의 문을 열고 나만의 세계를 열고자 한다


이번 전시회에 출품된 작품을 보고 써 주신 이산 시인의 내 마음의 우주를 열다라는 시는 이러한 내 마음을 고스란히 담고 있어 소개하고자 한다.



내 마음의 우주를 열다 이산

 

빛의 우주가 열렸다

긴 시간

그 길의 입구에서

머뭇거리던 나는 비로소

생명의 길우주로 가는

문을 찾았다

 

손끝에서 타오르는

빛 길을 따라

심연의 마음 창고에 잠들어 있던

별들이 길을 나섰다

 

노랑 대지 위로 별꽃은 피고

어둠 속으로 퍼지는

코끼리의 은근한 세레나데

생명의 가지마다 열리는 새소리

우주의 절정을 연주하는

피아노의 농염한 다리

초연한 목마는 희망의 갈기를 휘날리고

교회의 십자가 너머

피안의 종소리도 환희롭다

 

내 마음의 우주 속에서

무수한 항성과 행성을 유영하며

절대 순수의 선과 색채로

피조물의 영혼에 생명의 빛을 비추노니

꽃은 꽃대로 나비는 나비대로

같은 듯 다른 기쁨의

향연 또한 다채롭다



간결한 선, 점과 점, 밝고 다채로운 색채의 어울림은 내 마음을 담는 주요한 재료다. 특히 마음의 중심축으로서 에너지원이 되고 있는 점은 나 자신의 화신이다. 일상의 꽃, 왕관, 공작새, 물고기, 나무, 피아노, 코끼리, 목마 등은 내 행복의 세계를 조형적으로 구성하는 주요한 도구다. 이러한 재료와 도구를 앞세워 정적인 세계를 벗어나 이제부터는 변화와 생명이 움트는 행복의 세계를 열어가겠다


또한 어릴 적부터 자리매김한 모범생, 정형화된 삶의 틀에서 벗어나고자 의도적으로 사용해왔던 자유형태의 셀프(self)캔버스만을 고집하지 않고 내 마음의 우주를 창조해낼 수 있는 캔버스를 자유롭게 사용할 것이다.

 

내가 창조하고 싶은 우주는 행복의 세계다. 간결한 선으로 삶을 단순화하고 밝은 색채의 조화를 통해 자연과 인간이 함께하는 세계를 만들어갈 것이다. 특히 밝음 속에 생명과 변화의 씨앗을 심어 끊임없이 샘솟는 행복의 세계를 만들어가겠다. 이를 통해 어둠과 슬픔보다는 밝음과 기쁨으로 서로가 공명하는 힐링의 세계를 공유하기를 소망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