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 75x50cm(30R) Pigment Print 2016

김진석 작가노트

Aurora!


part 01_ 기다림. 무언가를, 누군가를 간절하게 기다려 본 적이 있나?

하염없이 하늘만 보고 긴 한숨만 내쉬는 기약 없는 기다림의 시간이다. 영하 28. 난 바람이 가장 잘 불어오는 벌판 가운데 서있다. 기약 없는 기다림 때문일까? 살면서 처음 접해보는 추위도 느낄 수 없는 답답함의 시간이다. 그렇게 긴 시간을 말없이 보내고 있다. 그렇다. 언제 올지 모르는 상황에서의 기다림은 집착이며 애증이다. 난 지금 집착하고 있다. 너를 애증하고 있는 것이다.


part 02_ 결국 오지 않았다.

카메라를 메고 뒤를 돌아보며 자리를 떠난다. 혹시 내가 떠난 사이에 나타나지 않을까? 하는 간절함 때문일 것이다. 결국 너는 오지 않았다. 허탈한 마음보다 너에 대한 원망이 큰 발걸음이었다. 물론 내가 원한다고 만날 수 없는 존재임을 알고 있다지만, 나의 운에 기대를 걸었던 만큼 허탈감도 크게 느껴진다. 빈손으로 돌아가는 심정이랄까. 한 마리의 고기를 잡지 못하고 빈 망태만 들고 집으로 가는 어부의 심정일까? 나의 빈 망태는 한없이 무겁기만 하다.


part 03_ 다시 너를 기다리며.

기온이 뚝 떨어졌다. 몸 상태보다 카메라 상태를 더 걱정하는 내 모습이 너를 만나기 위한 애타는 내 마음을 대신한다. 시간은 어느덧 자정이 넘었다. 구름 한점 없는 밤하늘이다. 달빛이 얼어붙은 호수위에 살짝 내려 앉았다.


part 04_ 만나야 할 사람은 반드시 만나게 되어있다.

내 머리 위로 희미하게 흰구름이 만들어졌다. 난 너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그리고 더 점점더 확실한 모습을 나타나는 너를 보며 순간 몸이 움직이지 않았다. 너무 긴장한 것일까? 너를 만나기 위해 오랜 시간과 아주 먼 지구 반대편에서 찾아온 나를 위해 활짝 웃는 너의 모습에 난 얼음이 되어버렸다.


part 05_ 오로라.

오로라를 보기위해 참 먼길을 달려왔다. 스웨덴, 노르웨이, 핀란드의 북유럽을 거쳐 캐나다 옐로나이프까지 거리를 계산해보지 않았지만 멀고 험난한 일정이었다. 난 왜 오로라였을까. 그리고 오로라를 통해 난 무엇을 이야기 하고 싶었나?


긴 시간은 아니지만 난 쉼 없이 사진을 찍어왔다. 발걸음이 닫는 대로 카메라 한 대 메고 전 세계를 걸어다니는 나에게, 오로라는 내 귀에 대고 속삭이고 있었다.


잠시 쉬어가라고,

천천히 천천히,

세상을 바라보고 사람들을 만나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