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LLUSION 2013 72.7x60.6cm Oil on canvas 2012
고요하지도 그렇다고 너무 어지럽지도 않은 물에 비친 자신의 모습을 들여다본다. 그 모습이 일그러져 보기에 흉하여도 때로는 내가 원하는 이상형의 모습으로 내가 상상하는 만큼 다양하게 비춰 보인다.
실체의 모습은 더 이상 중요하지 않다. 정체성(혹은 실체)찾기에 오랜 시간을 허비해왔다. 삶은 자체가 자기실체(정체성)를 찾아가는 과정이라는 결론이 요즈음의 대세이다.
나는 클림트 그림을 좋아한다. 그의 작품에서 등장하는 여성들의 미묘한 표정과 장식적인 배경이 끌린다. 비록 그림 속 클림트의 여인들은 행복한 표정을 짓고 있지 않을지라도 그의 작품을 보고 있노라면 행복하다 못해 황홀하다.
그것이다! 반드시 행복한 이야기 혹은 밝은 그림 이라고 해서 행복하고 즐거워지는 그림은 아니리라. 우울하고 어두운 분위기여도 충분히 행복을 느낄 수 있는 그림이 있다.
바라보는 것만으로 행복이 느껴지는 그림, 그런 그림 을 그리고 싶다. 한동안 잊고 지내왔던 작가의 진실성과 진정성이 깃든 작품 이야말로 행복한 그림이라는 생각한다.
나의 작품에도 다양한 표정들이 등장한다. 약간은 쉬크한 듯 섹슈얼한 표정의 여인들..... 실체야 어떻든 나의 시각은 물속의 흔들리는 형상의 궤적을 따라 열심히 시선을 쫒는다.
때로는 깊은 물속의 물체와 표면의 반사된 형상과의 혼돈이 펼쳐진다. 그러면 나는 그것을 분리 하려고 온 신경을 집중하지만 실제 사물과 물 위에 투영된 사물과의 분리는 그리 쉽지가 않다. 오히려 분리 과정에서 새로이 생겨나는 환영(Illusion) 이 다시금 나를 사로잡는다.
무지개를 잡기위한 지금까지의 인생이 그렇듯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