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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기의 내 작업은 기계화되고 시스템화 된 현대문명의 이미지를 표현하기 위해, 공상과학영화에서 볼 수 있는 거대한 기계덩어리를 형상화 하는 일련의 machine 시리즈로 시작 되었다. 상상 속 기계덩어리의 무한 복잡성과 고성능감이 주는 강하고 절대적인 에너지감이, 현실속의 무력감으로부터 시각적 일탈을 준다고 믿었기 때문이었다.

90년대에 들어서며 기계이미지에 대한 고찰을 해오던 중, 당세대의 과학과 공학기술의 꽃으로 상징화 되는 ‘자동차’의 의미와 감성에 주목하게 되었고, 개인주의 공간과 거주성, 인간의 본성인‘이동의 욕구’를 충족 시켜주는 ‘자동차 이미지’를 그리게 되었다.여기에  카 레이스에 출전하게 되면서 경험적 이미지로서의 자동차와 자본주의 특성의 스포츠인 카 레이스를 소재로 한 작업에 몰두하게 되었는데, 이는 기계이미지의 상징화된 표현으로 규정되어진다.

자동차가 주는 다양한 상징성을 탐구하고 표현하는 동안, 구체화된 차의 이미지로 인해 본연의 기계 이미지가, 다소 취향에 치우친 성격으로 비춰지는 딜레마를 갖는다는 점을 깨닫게 되었고, 인간의 삶에 있어 자동차가 존재하는 의미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었다. 그러던 중 대단위 조경설계와 건축 조감뷰를 그리는 일에 종사하는 기회를 갖게 되었고, 한동안 건축과 조경설계와 스케치의 매력에 심취하게 되었다.

2010 이후에는 이러한 일과 경험을 통해, 인간의 삶이 영위되는 동안 영원한 동반매체인 건축물과, 이동매체인 자동차를 접목하여, 일반이 생활공간 속에서 늘 접하는 도심풍경을 탐구하게 되었다. 결국 건축물과 자동차는 인간이 존재하는 한 세상에 무한히 함께 존재할 사물이라는 결론에 의거해, 일련의 도심풍경 작업은 현대문명의 단면을 현실적으로 표현할 수 있는 반영이라는 생각에 도달하게 되었다.

여기에, 단순화 상징화 되었던 기존의 표현적인 화법에 ‘회화성’을 부여함으로, 스치듯 지나치는 일상에서의 도심과 그 ‘인상’을 빠르게 표현하는데 주목하게 되었다. 세세한 표현에 치우치지 않는 릴렉스하고 가벼운 터치와 칼라를 사용함으로, 보는 이로 하여금 차로 이동하는 동안 지나쳤거나 머문 적이 있는 공간에 대한 신선하고 가벼운 공감이나 향수를 공유할 수 있기를 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