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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종 작가노트

A Journey and the Vestiges of memory

여행 그리고 기억의 잔상들

눈을 감고 심호흡을 여러 차례를 한다. 들려오는 음률을 타고 나의 마음과 몸을 하얀 캔버스 위에 올려놓는다. 아무것도 없는 진공상태로. 붓을 잡고 마음이 시키는 대로 한참을 그 흰 바탕 위에서 신나게 놀아본다.

그렇게 나의 작업은 시작된다. 각본 없는 이야기로 시작해서 알 수 없는 무질서의 형체 속에서 형태를 찾고, 무의식 속에 나타나는 복잡하고 어지러운 이미지가 유년의 상상놀이로 연결되어 기억의 잔상들이 파편화 되어 표면으로 올라와 길 떠났던 여행과 더해져 대상으로 다가온다. 여전히 숫기가 없는 나에게 작업은 나와 나의 내면이 만남의 장소이며, 또한 관람자와 비언어적인 소통의 통로가 되고자 다가가려 함이다. 작은 평면에 표현하고, 보여지며, 때론 절제와 정열과 에너지, 모든 것을 쏟으며 마음을 집중하여 이야기를 전개시켜나간다.

나에게 작업은 “두 바퀴로 가는 자동차, 네 바퀴로 가는 자전거, 하늘로 나는 돛단배, 물속으로 나는 비행기”… 노래의 가사처럼 동심의 기억 저편에 저장했던 도구들을 꺼내어 현실에 적응 시키며, 돌이켜 세월과 시간을 넘나들면서 팔월엔 눈 내리는 크리스마스를, 십이월엔 뜨거운 해바라기들판을, 오월, 시월엔 짙은 초록과 황금물결을 함께 나눌 수 있는 그런 소통과 공감의 장소를 공유하고자 시각적 바다에서 허우적거린다.

나에게 작업은 특별한 것이 아니다. 나로부터 펼쳐지는 모든 것이 작업의 도구들이며 대상으로 다가 올 때 보여 지는 그대로 단순한 진실과 보편적 인식을 느낌 그대로 사유하며 변하지 않게 전달하고자 성실히 임한다. 때론 어릴 적 깊은 흔적이 장벽에 부딪칠 때도 있지만 그 흔적은 파노라마 같은 지난 세월 속에 희석되고 마모되어 반전의 효과로 나타날 때도 있다.

복잡하고 아리송한 세월 속에 조급함과 빠름을 다스리며 나름대로의 느긋한 삶의 여정의 한 가운데를 걸어가면서 작업의 속도를 조율하며 아련했던 유년의 기억의 잔상들이 새롭게 재탄생 될 때 비로써 자신에게 위로와 희열을 느껴 보기도 한다. 그러므로 또 다른 새로운 모험이 시작되며, 또한 이번 전시를 통해 관람자들과 관계를 형성하고자 만남을 두려워하지 않고 용기 내어 초대해본다. 

A journey and the vestiges of memory

Closing my eyes I take a deep breath several times. Getting into the rhythm of the music from a distance, I lay my body and heart on the pale white canvas in a vacuum. Nothing. I hold a brush and let myself do whatever my heart tells me to do on the canvas like that for some time.

That is how my work begins. It begins with a story that does not have a plot, finding a form in a chaotic shape. Complex and confusing images formed out of subconsciousness are connected to my childhood play with imagination, and the vestiges of memory are fragmented to rise to the surface, becoming a subject/object along with memories of a journey. To me, still shy, art is a place where I and my inner self confront each other, and also a way to build a passage to a non-linguistic form of communication. It is expressed and shown on a small flat surface. I unravel the story, while giving it my all: moderation, passion, energy, and everything, concentrating my mind.

To me, my work brings me back to the innocence of childhood as in the lyric “a two-wheeled car, a four-wheeled bicycle, a flying vessel, a plane underwater....” I struggle in the visual ocean to bring up a place of communication and sympathy, where we can share a white Christmas in August, sunny sunflower fields in December, and a green and golden view in May and October, crossing the boundaries of time.

To me, a work is not something special. Everything that comes out of me is a tool for my work. I do my best to perceive objects as they are and to deliver the plain truth and common recognition to the viewers. Sometimes, the old residues of my childhood memories hit a barrier, but those traces faded and baffled in a panorama of time, sometimes, generate unexpected outcomes.

In this complex convoluted passage of time, I am walking at ease midway through my life journey, controlling my tempo and the pace of time. When the afterimages of my childhood are newly reborn, I find an excitement, and at the same time a solace in myself. Thus, another brand-new adventure begins. Through this exhibition, I'd like to have the courage to invite people and communicate with audience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