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 속의 소녀 the girl in the world 130x100cm Mixed media on canvas 2016
Following the white rabbit
세상에서 일어나는 일들을 바라보는 것과, 그 세상을 바라보는 마음을 관찰하는 것을 좋아한다. 삶과 생명, 세상에 대한 애정을 바탕으로 바라보는 시선은 현실과 상상 세계의 경계를 넘나들며 많은 이야기를 만들어내고, 그 이야기들은 그림, 오브제, 소리 등등의 매개체를 통해 다시 눈앞의 현실이 되어 나타나게 하는 작업을 한다.
현실을 바탕으로 한 상상의 세계, 상상의 세계의 영향을 받는 현실에 대한 이야기를 만들고, 그림으로 그리는 작업을 한다. 상상, 꿈, 무의식에 존재하는 것들은 사람들이 의식하든 의식하지 안하든 불쑥 나타났다가 사라지기도 하고, 사람들이 의식하지 못하고 있어도 현실에 큰 영향을 끼치고 있기도 하다. 그런 현실과 환상의 경계가 모호한 세계 속에서 인간의 욕망으로 만들어진 이야기들을 만들어낸다.
사회 속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은 여러 가지 역할을 하며 살아간다. 자신이 선택을 했든, 타인에 의해 혹은 그럴 수 밖에 없는 조건을 통해서든 어떤 때는 a라는 모습의 역할을 했다가, 다른 때에는 b라는 모습의 역할을 해나간다. 그런 모습이 흡사 가면 놀이와도 같다고 생각한 적이 있다. 시간이나 조건에 따라 여러 가지 모습의 가면을 쓰고, 정해진 무대 위에서 역할극을 하는 가면 놀이.
사람들은 욕망이나 사회적 의무감, ‘어떤 모습의 사람이 되어야한다’ 는 스스로가 만든 이상향의 모습 등등의 요소들에 의해 그 역할들을 수행해 나간다. 하지만 자신이 원하는 이상향의 모습이 아닐 때에는 그 이상향의 상태가 되지 못해 괴로워하거나, 그 상태가 되기 위해 괴로워하기도 한다. 또한, 자신이 원하던 모습으로 된다 하더라도 그 욕망이 다 채워지지 않는다면 또 다른 이상향을 또 만들어 괴로워하는 것을 반복한다.
이런 사람들의 욕망과 역할에 의한 가면들, 그리고 그것들로 생겨나는 괴로움과 갈등이 왜 생겨나는지, 리고 풀어나가야 할 문제들에 대한 이야기들을 만들고, 그리며, 여러 매개체를 통해 표현하고 있다. 현실과 상상의 세계가 뒤섞인 무대 위의 주인공들은 여러 가지 감정들과 욕망 사이에서 갈등을 겪다가, 그 자체들을 받아들여 본연의 모습을 알게 되는 과정을 겪어나가는 과정 중에 있다. 그 모두는 나의 모습이고, 내가 바라본 세상의 모습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