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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을 그리기 전에 내가 하루하루를 살아가면서 지나치는 가장 사소한 순간은 무엇인지 생각해 보곤 한다.

하루를 되새겨 보면 우리는 특별한 순간이나 특별한 사람을 기억하는 경우가 많은데 사실 내가 재미를 느끼는 순간은 익숙해서 쉽게 지나치는 순간이나 주변 상황일 경우가 많다.

예를 들어 오늘 음식점에서 누군가를 만났다면 만난 사람의 모습이나 그 사람의 어떤 행동은 기억하기 쉽지만 그 음식점에서 일하는 아주머니 혹은 옆 테이블에 앉은 커플은 나랑 상관없기에 지나치거나 기억조차 안 하려고 할 것이다.

만약 옆 테이블의 커플이 싸웠다고 하더라도 그 순간만 바라볼 뿐 집에 와서 그 커플이 왜 싸웠을까 생각하는 사람은 많지 않은데, 그런 순간들을 기억하고 기록하다 보면 아주 평범하고 익숙하지만 재미있는 이미지가 떠오르곤 한다.

그 커플이 싸울 때 음식점 주인아주머니의 표정이나 또 다른 테이블 사람들이 곁눈질하며 쳐다보는 모습 등 작은 것 하나하나 생각하며 작업을 하게 되면 그 감정이 고스란히 담겨 그림을 통해 새롭고 특별한 이야기가 된다.

이렇기에 나는 눈에 너무도 익숙한 것을 낯설게 바라보고 관찰하려 노력한다.

사람들의 표정이나 자세 등을 관찰하다 보면 비슷하면서도 개개인의 차이점을 발견하는데 그것들이 나에게 영감을 주고 힘이 되어준다.

많은 의미를 담기보다는 현대인들이 공감할 수 있는 그림을 그린다.

내 작업의 주제는 삶에 스며들어있는 나의 이야기이자 우리 모두의 이야기이다.

모두에게 한 번쯤 있을법한 기억들로 공감대를 형성하여 웃음을 짓게 하였다면 그것만으로 감사하고 큰 보람이 될 듯하다.